아이돌 그룹 가수였던 유튜버 웨이 씨는 최근 정든 집을 떠나야만 했습니다.
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힌 악플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 이겼는데, 소송 이후 날아온 결정 통지서가 문제였습니다.
본인은 물론 가해자에게도 가는 통지서에 자신의 주소가 고스란히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.
[ 웨이 / 유튜버, 크레용팝 전 멤버 : 이사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사도 했어야 됐고, 불안에 떨면서 살았어야 됐고….]
성폭행 피해자인 A 씨도 민사소송을 했지만 소송이 끝난 뒤 개인정보가 가해자에게 전달되는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.
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에 유서를 써놓기도 했고, 결국 청와대 청원까지 올렸습니다.
[김형연 /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(지난 2018년) : 법무부도 가해자에게는 익명 판결문을 제공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. 좀 더 정교한 입법논의가 필요합니다.]
이 같은 어이없는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현행 민사소송법의 한계 때문입니다.
형사재판과 달리 소장이나 판결문에 범죄 피해자의 신원을 숨길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, 피해자의 이름은 물론 구체적인 주소까지 가해자에게 전달되는 겁니다.
정치권에서도 문제 제기는 계속돼 왔습니다.
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폐기됐고 이번 국회 때 다시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.
민사 소송에서 신체 안전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.
[ 김남국 / 더불어민주당 의원 : 이번에 민사소송법이 개정되면 (범죄 피해자들이) 보다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. 더 나아가서 가정 폭력 사건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데, 임시처분이나 보호처분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보복이나 2차 피해를 조금 감소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.]
범죄 피해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사는지까지 고스란히 가해자가 전달된다는 건 우리 법 체계가 아직도 범죄 피해자 보호에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.
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이 또 한 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.
취재기자ㅣ김주영
촬영기자ㅣ이승환 심관흠
영상편집ㅣ송보현
화면제공ㅣ유튜브 웨이랜드
자막뉴스ㅣ류청희 에디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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